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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결혼 장려라는 얄팍한 수단으로는 떠난 청년을 잡을 수 없습니다.
영적 갈증, 육적 생존, 그리고 '어른들의 변화'라는 본질적 해법을 제안합니다.
한국 교회가 2026년 주요 목회 트렌드로 '청년 사역 강화'를 꼽았습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 중 하나가 "교회 내 활발한 이성 교제 권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깊은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연애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는 처절한 현실을 교계 지도자들만 모르는 듯합니다. 청년을 그저 '교세 확장의 도구'나 '출산율 해결사' 정도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합니다.
진짜 투자는 청년의 필요(Needs)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 시대 청년들이 교회에 바라는 것은 소개팅 주선이 아닙니다. 그들의 영혼과 삶을 지탱해 줄 '본질적인 생존의 토대'입니다.
1. 영적 고갈 : '쇼(Show)'는 끝났다, '신비(Mystery)'를 보여달라
많은 교회가 청년을 모으겠다며 화려한 조명, 세련된 CCM 밴드, 재미있는 설교에 투자합니다. 냉정하게 말해, 그런 '문화적 재미'는 세상 콘서트장이나 유튜브가 훨씬 더 잘합니다.
지금 청년들은 '모양만 있는 종교성'에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착하게 살라는 도덕 교과서 같은 설교, 기복적인 성공주의 간증은 그들의 공허한 내면을 채우지 못합니다.
그들은 '압도적인 영적 체험'을 원합니다.
나를 둘러싼 불안한 현실을 뚫고 들어오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임재 말입니다.
차라리 조명을 끄십시오. 침묵하고, 묵상하고, 금식하며 하나님과 독대하는 '수도원적 영성'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진짜 살아계신가?"라는 그들의 처절한 질문에, 교리는 답을 주지 못합니다. 오직 신비적이고 실존적인 체험만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청년 사역의 본질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영적 야성(Wildness)의 회복'입니다.
2. 육적 고갈 : '비빌 언덕' 없는 세대에게 '벽'이 되어주는 것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끊어졌고, 취업 문은 닫혔으며, 월세와 물가는 숨통을 조여옵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지만, 가장 가난한 세대입니다.
이들에게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믿음으로 이겨내라"는 말은 폭력입니다. 교회가 그들이 '기댈 수 있는 벽'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 공간의 제공 : 눈치 보지 않고 와서 밥 먹고, 자소서를 쓰고, 멍하니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십시오. 교회 로비를 24시간 공유 오피스로 여십시오.
- 내면의 성장 : 스펙 쌓기에 지친 그들에게 인문학, 심리 상담, 진로 멘토링 등 진짜 내면의 근육을 키워주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십시오.
그들이 언제든 와서 "아, 여기는 안전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도심 속의 피난처(Refuge)'가 되는 것. 그것이 교회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육적 투자입니다.
3. 교회 모드의 변경 : 청년이 아니라 '노인'을 교육하라
가장 뼈아픈 지적을 하려 합니다. 청년들이 왜 교회를 떠납니까? 설교가 지루해서가 아닙니다. '어른들의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는 꼰대 문화,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무례함,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 교회 안의 어른들이 변하지 않는 한,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청년들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청년 사역의 핵심은 청년부 예산 증액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재교육'입니다.
어른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청년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법, 지갑은 열고 입은 닫는 법, 그리고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음 세대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품격 있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법을 말입니다.
존경할 만한 어른(Elder)이 있는 곳에는 오지 말라고 해도 청년들이 모입니다.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성공한 장로님이 아니라, '예수님을 닮은 어른'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 본질을 건드려야 합니다
2026년, 한국 교회가 청년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연애 조장'이 아닙니다.
그들의 텅 빈 영혼에 불을 지피고, 지친 육신에 쉴 곳을 내어주며, 어른들이 먼저 변화된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교회가 유효한 희망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